오랜 세월, 개인적인 경험을 떠올려 다음 행동으로 실천하거나, 미리 계획을 세우거나 하는 인지 능력은 인간만이 가진 것으로 여겨져 왔지만, 이러한 능력을 박쥐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연구에 의해 나타났다.
텔아비브 대학의 연구팀은, 대학 병설 I 마이어 시걸스 동물연구원에서 방사되고 있는 이집트 루셋큰박쥐를 GPS 트래커로 추적해, 대상 박쥐가 어떻게 먹이를 모으고 있는지 조사했다.
조사에 있어서 첫 번째 과제는 "박쥐는 시간의 경과를 인식할 수 있는가?"라는 것이었는데, 보통 서식지에서 나와 먹이를 찾으러 간 이집트 루셋큰박쥐는, 장기간에 걸쳐 열매를 맺는 수목과 단기간 열매를 맺는 수목을 골라 날아다닌다고 한다. 단기간 열매를 맺는 수목은 일찍 열매가 없어져 버리기 때문에, 이집트 루셋큰박쥐는 장기간에 걸쳐 열매를 맺는 수목을 매일 밤마다 찾는다고 하는데, 이는 이집트 루셋큰박쥐가 나무의 성질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것.
박쥐가 시간 경과에 따른 열매 고갈을 인식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연구자들은 박쥐를 1일~7일 정도 잡아 서식지에서 나오지 못하게 했다.
그 결과, 하루만 포획한 박쥐는 전날 밤 방문한 나무를 찾아 먹이를 찾으러 갔지만, 7일간 있었던 박쥐는 장기간 열매를 맺는 수목을 찾는 경향이 강했다는 것. 이 경향은 경험이 풍부한 박쥐일수록 강했다는 것.
이 결과로부터, 연구팀은 "이집트 루셋 큰 박쥐는, 나무의 성질과 경과한 시간을 모두 인식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라고 결론지었으며, 또 하나 이집트 루셋 큰 박쥐가 미래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I. 마이어 시걸즈 동물연구원에서 사육되고 있는 이집트 루셋 큰박쥐는, 저녁 일찍 서식지에서 나와 먹이를 찾으러 가는 개체도 있고, 서식지에서 나오기 직전까지 그릇에 놓인 과일을 먹고 있는 개체도 있다고 한다. 인간이 준비한 과일은 당분과 수분이 풍부하고 단백질이 부족하기 때문에, 연구팀은 먼저, 서식지 안에서 먹이를 먹지 않은 박쥐는 수분이 많은 과일을 찾아 비행하고, 먹이를 먹은 박쥐는 단백질을 찾아 수목으로 찾아오는 것이 아니냐는 가설을 세웠다.
연구팀이 15마리의 이집트 루셋 큰박쥐를 추적한 결과, 먹이를 먹지 않고 서식지에서 나온 박쥐는 가설대로 수분이 풍부한 열매가 있는 수목으로 향했고, 먹이를 먹은 박쥐는 단백질이 풍부한 열매를 찾아 수목으로 비행하는 경향이 강했다는 것. 또한 박쥐는 자신이 알고 있는 특정 나무에 곁눈질도 하지 않고 날고, 고른 목표에 집중하기 위해 다른 나무나 어제 갓 간 좋은 나무조차 지나가는 것으로도 판명되었다고 한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로, "이집트 루셋 큰박쥐는 서식지를 떠나기 전에 먹이를 줄 계획을 세우고, 자신이 어디를 날고 있으며, 어떤 영양을 원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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