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지구에 서식하는 유일한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는, 이미 멸종한 네안데르탈인을 비롯한 인간속과 교배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대인의 유전자에도 네안데르탈인 등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가 섞여 있다. 생물학 학술지인 Communications Biology에 실린 논문에서는, "현대인이 네안데르탈인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가 통증 감수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했다.
과거 호모 사피엔스는 네안데르탈인과 교배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유전자의 일부가 현대인에게까지 계승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2020년 연구에서는 네안데르탈인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중증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과 남미의 국제 연구팀은, 브라질, 칠레, 콜롬비아, 멕시코, 페루에 사는 5900명 이상의 사람들로부터 수집한 유전자 샘플을 분석. 피험자의 조상은, 평균적으로 46%가 아메리카 원주민이었고, 49.6%가 유럽계, 4.4%가 아프리카계였지만, 이 비율은 개인마다 크게 달랐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나트륨을 세포로 보내 통각신경 신호전달을 돕는 Nav1.7이라는 나트륨 채널을 코드하는 "SCN9A"라는 유전자였으며, SCN9A에서 볼 수 있는 3가지 유전자 변이 중 하나를 가진 사람은 예리한 것으로 찔리는 통증에 민감하지만, 열이나 압력에 의해 야기되는 통증에는 민감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이러한 유전자 변이는 모두 네안데르탈인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라고 생각되어지고 있다는 것.
분석 결과, 피험자의 약 30%가 "D1908G"라는 SCN9A 유전자 변이를 갖고 있으며, 약 13%가 "V991L" 또는 "M932L"로 불리는 다른 2개의 유전자 변이를 갖고 있는 것으로 판명되었으며, 특히 아메리카 원주민을 조상으로 둔 사람이 많은 페루의 피험자가 이러한 유전자 변이를 가지고 있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고 한다. 반대로 아메리카 원주민을 조상으로 둔 사람이 가장 적은 브라질 피험자는, 유전자 변이를 가진 비율이 가장 낮았다고 보고되고 있다.
논문의 최대 저자이자 프랑스 국립농업 식료 환경연구소(INRAE)의 유전학자인 피에르 포 씨는 "현생 인류와 네안데르탈인이 교배한 것은 5만 년~7만 년 전이며, 현생 인류가 유라시아 대륙에서 아메리카 대륙으로 건너간 것은, 약 1만5000년~2만 년 전입니다. 미국 원주민을 조상으로 둔 사람들에게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 변이가 높은 빈도로 나타나는 것은, 이러한 변이를 가진 네안데르탈인이 나중에 아메리카 대륙으로 이주한 현생 인류와 교배했다는 시나리오로 설명할 수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이어서 연구팀은, 콜롬비아에 사는 1600명 이상의 자원봉사자를 피험자로 하여, 통증 감수성을 조사하는 테스트를 실시했는데, 피험자 중 56%가 여성이었고 조상의 평균 31%가 아메리카 원주민, 59%가 유럽계, 9.7%가 아프리카계였다.
테스트에서는 팔뚝 피부에 자극성 오일을 바르고, 그 후 플라스틱 막대를 눌러 강한 힘을 가했는데, 테스트 결과 네안데르탈인에서 유래한 유전자 변이를 가진 피험자는, 그렇지 않은 피험자보다 유의하게 작은 힘으로 통증을 느끼는 것으로 판명되었다고 한다.
포 씨는, "피험자에게 압력, 열, 차가움을 가해 통증의 문턱값을 테스트한 결과, 유전자 변이는 이러한 통증의 감수성에 영향을 주지 않았습니다. 즉,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 변이는 바늘로 찌르는 듯한 압력에 대한 반응에만 영향을 준 것입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유전자 변이가 인류의 진화상 이점을 가져왔는지는 불분명하지만, 어떤 형태로든 인류의 생존에 도움이 되고 있어, 통증 감수성의 고조는 진화적인 부작용이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연구팀은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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