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생산된 식품 및 가전제품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가, ‘관세’인데, 국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되는 관세가 일상적인 쇼핑과 고용, 나아가 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알아보자.
세계 대공황 한복판이던 1930년, 미국의 하버트 후버 대통령은 농산물과 공산품의 수입 관세를 인상하는 스무트-홀리 관세법에 서명했는데, 수입품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들이 국산품을 선택하게 되어 국내 농가와 제조업체의 매출이 증가하고 고용도 확대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
그러나, 다른 나라들도 미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며 대응했으며, 미국의 수출이 줄고 전 세계적으로도 무역이 축소되면서 미국의 실업자가 더욱 늘었다고 함. 이 법안은 통과되기 전부터 1,000명 이상의 경제학자들이 반대 의사를 표명했었다.
관세란, 상품을 수입할 때 수입업자가 정부에 납부하는 세금인데, 예를 들어, 1,000달러짜리 상품에 10%의 관세가 부과되는 경우, 수입업자는 판매자에게 대금 1,000달러를 지급하는 것 외에 정부에 100달러를 납부.
외국 수출업체가 거래를 지속할 수 있도록 가격을 인하하면, 수입업체의 부담이 줄어드는 반면, 가격 인하가 없으면 관세만큼 수입 비용이 증가한다. 수입업자가 그 비용을 판매 가격에 더하면, 최종적으로 부담하는 것은 소비자이다.
또한, 같은 상품이라도 어느 국가에서 수입하느냐에 따라 관세율이 달라지며, 2024년 미국의 양모 수입의 경우, 무역 협정을 맺은 멕시코와 한국으로부터는 무관세로 수입할 수 있는 반면, 러시아로부터의 수입에는 높은 관세가 부과된다.
이러한 관세는 국내 양모 생산자를 보호하는 효과가 있을 수도 있지만, 수입업자가 관세가 낮은 국가로 공급처를 바꾸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해도 그만큼 국산품 구매가 늘어난다고는 할 수 없다.
관세로 고용이 늘어나는 반면, 소비자에게 큰 부담이 가해지는 경우도 있으며, 2018년 미국이 수입 세탁기에 관세를 부과했을 때, 국내 세탁기 제조업에서 약 1,800명의 일자리가 창출되었으며, 정부는 연간 약 8,200만 달러의 관세 수입을 얻었다.
하지만, 세탁기 가격은 대당 약 86달러 상승했는데, 이 사례를 분석한 연구(PDF 파일)에 따르면, 관세 대상이 아니었던 의류 건조기도 가격이 인상되어, 두 가지를 합친 소비자의 추가 부담은 연간 약 15억 5,00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 이 추가 부담에서 정부의 관세 수입을 빼고 새로 생긴 고용 수로 나누면, 1인당 연간 약 81만 7,000달러의 부담이 된다는 것.
어떤 산업에서는 고용이 증가하는 반면, 다른 산업에서는 고용이 감소하는 경우도 있다. 2002년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수입 철강에 최대 30%의 관세를 부과했으며, 국내 철강업계는 오랫동안 고용이 감소해 왔으며, 이를 막는 것이 목표였으며, 도입 초기에는 고용 감소가 완만해졌다.
하지만, 국산 철강도 관세를 부과하기 전의 수입 철강에 비하면 가격이 더 비쌌고.. 그 결과, 철강을 원료로 사용하는 미국 제조업체들은 제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고, 저렴한 철강을 사용할 수 있는 해외 제조업체들과의 가격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되었다. 관세 도입 후 1년 이내에 철강을 사용하는 산업에서 사라진 고용 수가, 철강업에서 새로 생긴 고용 수를 크게 웃돌았다고 한다.
게다가 관세를 부과받은 국가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서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지는데, 2018년, 미국은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액이 중국으로의 수출액을 초과하는 ‘무역 적자’를 줄이기 위해,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 그 결과 국내 기업 보호와 정부의 세수 증대에는 이바지했지만, 중국도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며 맞섰고, 무역전쟁으로 발전했다.
중국의 보복 관세로 타격을 입은 것은, 대두 수출처로 중국에 의존하던 미국 농가 등으로, 이 무역전쟁은 미국 내 물가 상승과 국내총생산(GDP)의 소폭 감소로 이어졌다.
18세기부터 19세기 초까지 관세가 경쟁력이 약한 국내 산업의 성장을 지원한 사례도 있었지만, 당시 주요 목적은 정부 재원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그 후 약 200년 동안 각국의 경제는 서로 깊이 연결되게 되었으며, 현재는 완제품뿐만 아니라 다양한 제품을 만들기 위한 부품도 국경을 넘어 거래되고 있다.
각국의 경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현재, 어떤 상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만으로도 그 영향이 전 세계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를 모두 사전에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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