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 대한 뜻밖의 흥미로운 5가지 사실

 비는 세상에서 가장 익숙한 배경 소음처럼 느껴지고, 투덜거리게 만들기도 하고, 낭만적으로 포장되기도 하며, 최대한 빨리 실내로 돌아가기 위해 뛰어가게 만드는 존재이기도 하다. 하지만, 하늘에서 떨어지는 그 물질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기묘하고(그리고 훨씬 더 큰 영향력을 지닌다). 비는 해안선을 다시 그릴 수 있고, 전쟁의 흐름을 바꾸며,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심지어 머리 위 높은 대기에서 기후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에 대한 단서까지 실어 나른다.


또한 비는 단순히 구름에서 떨어지는 물이기만 한 것도 아닌데, 예를 들어, 빗방울은 우리가 어릴 적 그리던 물방울 모양이 아니며, 게다가 폭풍우의 화학적 성분은 지면으로 내려오는 동안 어떤 환경을 통과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처럼 기이한 기상 현상부터 놀라운 생물학, 그리고 인간이 강수를 통제하려 했던 예상 밖의 시도들까지, 비는 단순히 양말을 젖게 만드는 것 이상의 화려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비에 관한 의외의 흥미로운 5가지 사실을 알아보자.


1. 미래를 예측하는 구름

하늘을 보면 “아, 이건 곧 폭우가 오겠네”라고 생각해 본 적이 있다면, 그건 단순한 과장이 아니었으며, 실제로 많은 비는 특정한 구름의 형태를 통해 미리 신호를 보낸다. 무엇을 봐야 하는지만 안다면, 어떤 종류의 비가 내릴지도 예측할 수 있다.


먼저 "적란운(cumulonimbus)"라는 것이 있는데, 이 구름은 높이 솟아오른 거대한 뭉게구름으로, 꼭대기가 모루처럼 납작하게 퍼진 모습이 특징. 말 그대로 ‘폭풍 제조기’라 할 수 있고, 이런 구름이 보이면, 수시간에서 하루 이내에 비가 내릴 가능성이 크며, 대부분 천둥과 번개도 함께 따라온다.


그다음은 "난층운(nimbostratus)"으로, 비의 덜 화려한 사촌 격인데, 낮게 깔린 회색 담요처럼 보이며, 아래쪽 가장자리가 다소 너덜너덜한 모습. 겉보기엔 “폭풍이다!”라고 외치지는 않지만, 조용히 나타나 꾸준하고 흠뻑 젖는 비를 내린다. 이 두 종류의 구름은 주로 하늘의 낮은 층에 머물며, 수분을 잔뜩 머금고 있다. 내부에는 아주 작은 물방울이 가득하고, 위쪽의 차가운 부분에는 얼음 결정이 포함되기도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헷갈리게 만드는 구름, 즉 "권운(cirrus)"이라고 하는데, 이 구름은 아주 높은 하늘에 깃털 같은 가느다란 줄무늬로 나타나며, 대부분 얼음 결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보통은 비가 온다는 신호가 아니고, 만약 무언가 떨어지더라도 지면에 닿기 전에 증발해 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비에 젖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2. 비는 내려도 땅에는 닿지 않는다

일기예보를 보면, 비가 온다고 생각했는데...비가 내리지 않는다? 실제로 비는 내리지만, 그 비가 당신에게까지 닿지 않을 뿐. 아주 덥거나 매우 건조한 지역에서는, 빗방울이 떨어지는 도중에 증발해 버릴 수 있다. 미국기상학회(American Meteorological Society)는 이를 "virga"라고 부르는데, 말하자면 공중에서 마음을 바꿔버린 비인 셈. 실제로 눈으로 볼 수도 있는데, 구름 아래에 희미한 줄무늬가 늘어진 것처럼 보여, 마치 누군가 하늘에 붓으로 쓱 그어 놓은 듯한 모습이다.



virga는, 특히 아프리카의 사하라 사막이나 남아메리카의 아타카마 사막 같은 지역에서 흔하게 나타나고, 이곳들은 하층 공기가 너무 건조해서 빗방울이 땅에 닿기도 전에 사라져 버린다. 또 고도가 높은 지역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데, 이곳은 기압이 낮고 공기가 의외로 매우 건조하기 때문.


3.그치지 않고 계속 내리는 비

비는 교통 체증을 일으키고, 머리카락을 부스스하게 하며, 약속을 망쳐 놓는 현대인의 성가신 존재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지구는 말 그대로 아득한 옛날부터 이 일을 반복해 왔으며, 이 행성의 물은 사라지지 않는다. 바다에서 공기로, 공기에서 육지로, 육지에서 다시 바다로—이렇게 물의 순환을 끝없이 반복할 뿐이다. 그렇다면 하늘에서 비가 내리는 이 과정은 도대체 언제부터 시작된 걸까?


2024년, 호주 커틴 대학교(Curtin University)의 연구팀은 바로 이 질문을 연구했고, 지구의 수문 순환이 약 40억 년 전부터 이미 작동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아주 오래전 이야기로, 그 단서는 서호주 잭 힐스(Jack Hills) 지역에서 발견된 아주 작은 저콘(zircon) 결정에서 나왔다. 이 저콘에는 산소 동위원소 흔적이 남아 있었는데, 이는 빗물과 같은 "담수(강수 기원 물)"와 상호작용한 암석에서 형성되었음을 시사한다. 다시 말해, 이 현상이 일어나려면 물과 함께 노출된 육지가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는 뜻이다.


4. 극단적인 비의 세계

사막이 흔히 주목을 받지만, 사실 지구에서 가장 추운 대륙 자체가 거대한 사막이나 다름없으며, 남극의 연평균 강수량은 약 "2인치(5센티미터)"에 불과하다. 그리고 땅의 약 98%가 얼음으로 덮여 있음에도, 연간 강수량을 집계하는 사람들과 기관의 기준에서는 남극 역시 분명히 “건조한 지역”에 속한다.


그런데, 이런 대륙 전체의 경향을 넘어, 남극에는 유난히 극단적인 곳도 있다. 로스해 인근의 "맥머도 드라이 밸리(McMurdo Dry Valleys)"는 극도로 건조하고 강한 바람에 깎여, 광범위한 지역이 거의 눈조차 쌓이지 않는다. 일부 지역은 수백만 년 동안 액체 상태의 비가 한 번도 내리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으며, 그래서 과학자들은 이곳이 지구라기보다 오히려 화성에 더 가깝게 보인다고 말하곤 한다.


한편, 극단적인 ‘습윤’ 사례를 보자면 인도 체라푼지(Cherrapunji) 지역이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1860년 8월부터 1861년 7월까지 12개월 동안 무려 "1,042인치(2,647센티미터)"의 강수량이 기록되었다. 다행히도 이는 평균적인 해가 아니라, 역사책에 남을 만큼 기이한 예외적 해였다.


반대로, 스펙트럼의 다른 끝에는 칠레 해안의 아리카(Arica) 지역이 있는데, 이곳의 연평균 강수량은 약 "0.03인치(0.8밀리미터)"에 불과하며, 실제 비라기보다는 안개에 가까운 수준이다.



5. 구름이 보내는 경고 신호

비는 거의 태초부터 축복처럼 여겨져 왔으며, 많은 문화권에서는 하늘에서 비를 불러오기 위해, 아예 전통과 의식을 만들어 왔다. 왜냐하면 전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비는 곧 농작물, 물, 그리고 생명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이면도 있으며, 비가 ‘잘못된 방식’으로 내릴 때—즉, 제철이 아닐 때, 엉뚱한 곳에 내릴 때, 혹은 갑작스럽고 격렬하게 쏟아질 때—그것은 오랫동안 불길한 징조로 해석되어 왔다. 그리고 현대 과학은 이런 직감을 뒷받침한다.


문제는 제때 내리지 않거나 이른바 ‘틀린 비’가 단순히 계획을 망치거나, 농사 일정을 흐트러뜨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상한 비는 종종 더 큰 시스템, 즉 기후 체계 자체가 어딘가 잘못 작동하고 있다는 신호다. 불규칙한 강수 패턴은 어떤 지역을 가뭄과 홍수 사이에서 극단적으로 흔들어 놓거나, 평범한 폭우를 순식간에 기습적인 물폭탄으로 바꾸기도 한다. 일부 기후 과학자들은 예측 불가능하거나 ‘잘못된’ 비를 기후 변화의 “탄광 속 카나리아(canary in the coal mine)”라고 부르기까지 한다.


다시 말해, 강수 양상이 예측할 수 없게 변하기 시작했다면, 이는 우리가 머지않아 모두 체감하게 될 방식으로 지구의 기후가 변화하고 있다는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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