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이집트에서는 어떻게 단단한 화강암에 구멍을 내었을까?

 기술이 발달한 현대에는 화강암 등의 단단한 재료에 구멍을 뚫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고대 이집트 유적에서도 구멍이 뚫린 화강암이 발견되고 있고, 어떻게 과학기술이 현대에 비해 발달하지 못한 고대 이집트인들이 화강암에 구멍을 냈는지에 대해서는 오늘날까지도 논란이 되고 있다.



1883년에 이집트 학자 A 루카스 씨와 플린더스 피트리 씨는 고대 이집트 유적에서 발굴된 관 모양의 화강암 코어가,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졌는지에 대해 논의했는데, 이 코어를 만든 방법에 대해서, 루카스씨는 석영 모래로 연마, 피트리씨는 에머리(emery)로서의 연마가 행해졌다고 예상.


자신의 예상을 증명하기 위해, 루카스씨는 수많은 참고 문헌을 모았지만, 석영 모래에서의 연마로는 코어에 붙은 동심원상의 선을 형성할 수 없는 것이 판명.또 피트리씨는 당초, 다이아몬드와 코랜덤을 이용한 연마에서는, 코어에 동심원상의 선이 붙는 것을 이유로, 고대 이집트에서도 다이아몬드와 코랜덤이 연마에 사용되었다고 추측. 그러나 고대 이집트에서 다이아몬드의 희소성이나 재현의 어려움 때문에 불가능했다고 결론지었다.



루카스 씨와 피트리 씨의 논의는 이대로 평행선을 그쳤지만, 1983년 펜 박물관의 존 귀넷 씨와 레오나르도 고렐릭 씨 등 연구팀은, 고대 이집트에서 발굴된 석관 구멍에 대한 과학적 분석을 실시.


연구팀은 먼저 석관에 뚫린 구멍 모양을 실리콘으로 채취, 채취한 형태의 표면을 확인하면, 동심원상의 선의 간격이 점차 좁아지고 있는 것으로 판명. 연구팀에 따르면, 이는 구멍 뚫림이 진행되면서 연마 입자가 미세해진 것이 원인이라는 것.


또한 연구팀은 석관의 구멍을 주사형 전자 현미경으로 조사했더니, 석영 모래를 사용한 연마에서는 화강암의 표면에 동심원상의 선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 판명.


또한, 건조한 에머리로 연마한 경우 동심원 모양의 선이 나타나지 않은 반면, 슬러리를 연제 윤활제와 올리브 오일로 적셔 연마하면, 동심원 모양의 선이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물로 적신 경우보다 더 빨리 구멍을 뚫을 수 있다는 장점도 판명되었다.


에머리 외에도, 연구팀은 다이아몬드와 콜랜덤을 사용한 실험도 진행했으며, 다이아몬드는 건조한 상태에서도 동심원 모양의 선이 나타난 반면, 콜랜덤은 적신 경우에만 동심원 모양의 절단선이 나타난 것으로 보고됐다.



피트리 씨는 다이아몬드의 희소성을 이유로, 고대 이집트에서는 사용되지 않았다고 결론지었지만, 연구팀은 "우리 연구에서는 에머리나 다이아몬드, 코랜덤의 어떤 연마재가 고대 이집트에서 화강암에 구멍을 내기 위해 사용됐는지 특정할 수 없었습니다"라고 말해, 다이아몬드가 화강암 연마에 사용되지 않았다는 피트리 씨의 지적을 뒤집었다.


연구팀의 발견은 고대 보석 세공 기술에 대한 연구에서 매우 중요하며, 다른 돌 연구에도 도움이 되고 있는데, 1990년대에는 이집트 학자 마크 레너 씨와 석공 로저 홉킨스 씨, 고대 도구 전문가 데니스 스톡스 씨 등이, 고대 이집트의 오벨리스크가 어떻게 건조되었는지에 대해 연구했으며, 유튜브 상에는 고대 이집트의 구멍 뚫기 기술을 재현하는 동영상도 게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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